백현진과 羊文学
다각도로 나를 혼돈의 카오스로 몰았던 5월과 6월 초의 터널을 나와
나를 비워내고 비워냈더니 다시 사랑의 마음이 차오른다.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하고, 맑고 신나는 것들을 상상해.
사람들이 다시 모두 사랑스러워보이기 시작한다.
이 사람은 이런대로, 저 사람은 저런대로.
제 각각의 모양대로. 다 그런 것 아니겠어.
사람들 다 살아내려고, 행복해지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거야.
홀가분하다.
조금 더 단단해졌고 자유로워졌다.
Philippians 2:12-13
12 Therefore, my dear friends, as you have always obeyed—not only in my presence, but now much more in my absence—continue to work out your salvation with fear and trembling,
12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 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13 for it is God who works in you to will and to act in order to fulfill his good purpose.
13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동아일보 막내들이 몰래 스크랩한 신문 속 문장들
"잘못 든 길에서 뜻밖의 야장을 만나듯,
주문 실수로 멋진 인연을 만나듯,
가볍게 찍은 영화가 명작이 되듯
계획대로 되지 않는 삶이 때로는 더 근사할 수 있다"
/ 계획 밖 명작, 인생도 ‘중경삼림’처럼
김지영 스타트업 투자심사역(VC) · 작가
2026-05-04
"그럼에도 뭉크는 말한다.
비록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을지라도 끝까지 곁을 지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숭고한 사랑의 방식이라고."
/ 곁을 지킨다는 것
이은화 미술 평론가
2026-05-07
"인간에게 기억은 과거에 일어난 일을 통해서뿐 아니라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통해 되살아나기도 한다.
과거를 소환해 줄 텍스트가 많다는 것은
앨범이나 친구를 많이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니 책을 소유하고, 거기에 메모를 하자.
훗날 그 여백을 다시 보게 될 때,
거기 밴 시간과 냄새는 닳고 닳은 나에게
삶을 다시 한번 붙들 수 있는 힘이 돼줄 것이다."
/ 책의 여백
이은혜 글항아리 대표
2026-05-04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항상 옳다고 해주는 목소리가 아니라
불편하더라도 진실을 말해줄 수 있는 관계다.
나를 편하게 해주는 존재와 나를 성장하게 해주는 존재는 다르다.
운동선수가 근육을 키우려면 저항이 필요하듯
인간의 판단력과 도덕적 감각도 마찰과 불편함 속에서 단련된다.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는 순간의 불편함,
상대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수고로움,
사과하고 화해하는 과정의 어색함,
이 모든 것이 인간관계의 핵심 기능이다.
내 말에 항상 고개를 끄덕이는 존재가 아니라 때로는 고개를 젓고
다른 시각을 제시해줄 수 있는 존재가 곁에 있어야 한다."
/ 인공지능의 위로와 공감이 불편한 이유
김현지 콘텐트기획본부 기자
2026-05-12
"'관광객은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한다'라는 말이 있다.
…
중요한 점은 단순히 누군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해서
행복한 삶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감사가 행복한 삶으로 이어지려면 감사의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
…
우리가 감사를 느낀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과분한 선물을 준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감사는 내가 삶을 '내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
사회운동가 헨리 비처는 감사를
'영혼에서 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했다.
부디 우리 사회에서 관광객보다는 순례자가
더 많아지기를 기원한다."
/ 당신은 관광객인가요, 순례자인가요?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2026-05-07
우리는 정답을 빨리 찾는 능력에 공을 들여 왔다.
그러나 고령화, 닿지 않는 의료, 일자리의 소멸 앞에서
필요한 것은 빠른 정답이 아닌 아직 아무도 묻지 않은 질문이다.
그 질문을 품는 사람이 결국 다음 시대를 만든다.
고유한 시선은 남이 정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묻고, 멈추고, 다시 묻는 과정에서 윤곽이 드러날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 어딘가에서 그런 질문을
조용히 품고 있기를,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기를 바란다.
/206개의 뼈를 외우는 시대는 끝났다
김영호 아주대 치과병원장 · 임상치의학대학원장
2026-05-07
"우리는 어떤 문제에서는 당사자이고, 또 다른 문제에서는 제3자다.
…
나는 누구의 제3자인가.
제3자로서 무엇을 보고, 어디까지 말할 것인가.
당사자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등을 돌릴 수도 없다.
세상은 어쩌면 그 애매한 거리 위에서 유지되는지도 모른다.
타자의 자리에 선 사람들이 문제를 잊지 않고 바라보려 할 때,
사회가 무너지는 것도 조금은 어려워진다."
/제3자로서의 시선
김이향작가
2026-05-18
사과가 되지 말고 도마도가 되라
[북한어]
사과처럼 겉만 붉고 속은 흰 사람이 되지 말고 토마토처럼 겉과 속이 같은 견실한 사람이 되라는 말.
우리 도마도들 화이팅 🍅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몇 년에 걸쳐 그렇게 많은 비행기를 탔는데도, 나는 여전히 이유 없이 공항에 가곤 하고 비행기 타는 일을 좋아한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한 챕터에서 다른 챕터로,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그 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 서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같은 시공간에 묶여 같은 전환을 함께 겪는다는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꽤 시적인 일이다.
꿈에서 현실로 깨어나는 것 같기도 하고, 현실에 깨어 있다가 다시 꿈을 꾸러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쪽이 꿈이고 어느 쪽이 현실인지 단정 지을 수 없는,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은 임계의 공간.
시인 이훤의 <비행기 속 비행기 속 크고 작은 비행기들>이라는 글과 사진들이 문득 떠오른다.
"하루 몇 개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
당신을 찢고 조립하고 꺠우는,
세계를 다시 편성하게 만드는
질문이 지금 손에 몇 개 남아 있어?
하나의 질문 때문에 이십 년 동안 머물렀던 나라를 떠났다.
당신도 그런 질문을 만난 적 있는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다니 유감이다. 이제라도 만났다니
다행이다.
질문은 우릴 이동하게 한다."
"사는게 너무 싫었을 때 그런
문장을 쓴 적 있지.
이번 생은 다 꿈이다.
몇 년이 지났다. 이제 사는 게
좋아졌다. 너무 좋아서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이게 결코 진짜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비슷한 문장을 썼다.
이 계절은 현상한 적 없는 사진 같다"
"여긴 내가 와본 적 없는 공항이다.
매일 개인을 누비고 이동하는
우리는 비행기다. 봐, 그 비행기
안에서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비행이 태어나는지."
/이훤
Charlie Puth와 Hikaru Utada의 콜라보
이 조합이 실화라니!
번역이 어려운 감정들
'사마르(Samar)' - 밤이 깊어졌음에도, 말이 계속 이어지는 시간
낮에는 역할이 말하고, 밤에는 사람이 말한다. 낮의 방어가 내려간 뒤에 찾아오는 대화는 서로를 더 연결시켜줌을 알려주는 아랍어.
'코모레비(木漏れ日)' - 가려진 빛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
드러난 것은 빠르게 소비되지만, 가려진 것은 오래 머문다. 불안전함이 오히려 심미적 깊이를 가졌다는 믿음을 담고 있는 일본 미학 개념.
'오렌다(Orenda)' - 존재 자체가 세계에 영향을 준다는 힘
이 감정을 떠올리면, 사람은 외롭지 않다. 세계가 분리된 대상이 아니라 공명하는 구조로 느끼게 만드는 이로쿼이 원주민의 말. 행동하기 전에 이미 변화가 시작된 느낌이 난다.
'아웬(Awen)' - 외부에서 흘러 들어오는 창조 에너지
내가 무언가를 만드는 감각이 사라지고, 대신 무언가를 통과시키고 있다는 느낌. '내가 한 것이 맞나' 할 정도로 극도로 몰입된 상태를 의미한다.
'코이 노 요칸(恋の予感)' - 사랑이 될 것을 이미 아는 감각
처음 당신과 내가 회사 계단에서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직감했다. 당신이 나의 연인이 될 것을. 미래가 이미 지나온 기억처럼, 설렘보다 더 조용하게 다가오는 확신.
'이키가이(生き甲斐)' - 아침에 눈을 뜨게 만드는 것
거창한 사명이 아니어도 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생각나는 것, 어젯밤에 이미 기다리고 있던 것. 이키가이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돌봐야 하는 것이다. 직역하면 '살아있는 이유'이지만, 그보다 훨씬 몸에 가까운 단어다.
'코무오베레(Commuovere)' - 무언가가 내 안의 것을 움직여 눈물이 될 때
낯선 사람의 친절, 오래된 사진, 처음 듣는 멜로디의 한 구절. 단순히 슬프거나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내면의 무언가가 흔들리는 경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데 눈이 뜨거워질 때. 그 움직임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다.
'소브레메사(Sobremesa)' - 식사가 끝났지만 테이블을 떠나지 않는 시간
음식은 이미 사라졌지만 대화와 존재가 계속되는 그 시간. 식사의 목적은 먹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는 것이며, 테이블은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장소라는 믿음. 효율의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목적 없이 머무는 것의 가치.
'레스페베르(Resfeber)' - 여행 전날 밤, 설렘과 불안이 구별되지 않는 심장의 떨림
스웨덴어로 직역하면 '여행 열병'.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기쁜 건지 두려운 건지 알 수 없다. 도착의 감동보다 더 순수한 출발 전의 떨림. 기대는 경험보다 먼저, 때로는 더 완전하게 존재한다.
'위안펀(缘分)' - 우연이면서 동시에 필연이었던 것 같은 만남
어떤 만남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느낌. 가장 의미 있는 관계들은 우연과 필연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감사와 무상함을 한 손에 쥐게 한다.
'유겐(幽玄/Yūgen)' -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깊이를 감지하는 전율
진정한 아름다움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암시하는 것 안에 있으며,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풍요롭다. 노(能) 연극의 아버지 제아미가 예술의 최고 이상으로 삼은 개념.
'다르데 델(درد دل)' - 가슴에 쌓인 고통을 누군가에게 쏟아내야만 하는 것
말하지 못한 슬픔이 가슴 안에 물리적으로 쌓여간다는 믿음, 그리고 신뢰하는 사람에게 그것을 쏟아내는 행위 자체가 치유가 된다는 것. 페르시아 문화는 혼자 견디는 것을 미덕이 아니라 그릇이 넘치는 것으로 보았다.
'필로티모(Φιλότιμο)' - 가르칠 수 없고 타고나는, 선함을 향한 심장의 본능
그것이 옳기 때문에 옳은 일을 하도록 이끄는 심장 깊은 곳의 자각. 낯선 이를 가족처럼 식탁에 앉히고,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을 구하게 만드는 힘. 명예보다 훨씬 넓고 깊은 것이다.
'데페이즈망(Dépaysement)' - 낯섦 속에서 찾아오는 아찔한 자유
낯선 곳에서 모든 감각이 날카로워지고, 들뜬 건지 두려운 건지 스스로도 구별할 수 없는 그 떨림. 익숙한 맥락이 벗겨졌을 때, 자아는 비로소 자신의 민낯과 마주한다. 초현실주의자들이 자주 활용한 개념.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 - 최고의 노력이 무심함처럼 보이는, 숙련의 미학
하는 모든 것이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태연함. 규칙을 완벽히 알기에 불안 없이 규칙을 깨뜨릴 수 있는 경지. 가장 높은 예술은 예술을 감추고,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가장 깊은 훈련을 요구한다. 1528년 카스틸리오네가 <궁정인의 서>에서 처음 쓴 말이다.
'흐윌(Hwyl)' - 나보다 큰 무언가에 사로잡혀 타오르는 영혼의 돛
위대한 설교의 전율, 합창단의 떨림, 경기장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 전기. 바람이 돛을 채워 배를 밀듯, 열정과 영감이 존재를 채워 앞으로 밀어내는 상태. 영감이란 바람처럼 밖에서 찾아와 나를 채운다는 의미가 담긴 웨일스어.
/walkingbee.studio
당신은 늘 적당함 없이 빛나. 힘내!
침대에 누워있다가 문득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내 동무들이 각자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자신만의 빛깔을 뿜어내고 있는 것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비장함 없이 너무 진심이고, 심각함 없이 너무 진지한 우리들. 적당할 줄을 모르는 서로가 있어 우리는 계속 전진할 수 있다고 생각해.
First Love 初恋
최애 일드
박보영 수상소감
"아, 네. 안녕하세요. 미지의 서울에서 미지와 미래를 연기한 박보영입니다.
저희 드라마의 기획이 의도가 생각이 나는데요. 나의 삶보다 타인의 삶이 더 좋아 보인 적이 없냐는 내용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저의 삶도 좋아 보이는 삶이겠지만 저 역시도 다른 사람의 삶이 제 삶보다 더 낮고 좋아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요.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만 보고 그 노력은 제가 잘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경쟁이 너무 싫고 매 순간 저의 가치와 쓰임을 증명해내는 게 너무 버겁고 힘들 때가 많았는데요. 그럴 때 옆에 보면 너무 잘하시는 배우분들이 계셔서 너무 뒤쳐지고 싶지 않고 더 잘 해내고 싶은 어쩌면 지고 싶지 않은 굉장히 모난 마음에 노력했던 날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좋은 선의의 경쟁자가 되어 주시기도 하고 또 때로는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 주시는 것 같은 많은 배우분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지의 서울도 사실 정말 큰 욕심으로 선택해 놓고 정말 촬영 전까지 내가 무슨 자신감과 용기로 이 작품을 선택했나?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 매일 걱정과 후회했던 날들도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대본을 읽으면 정말 없던 용기가 생겼습니다. 너무나 훌륭한 제가 놓칠 수 없는 글을 써 주신 이강 작가님 너무 훌륭한 글 써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그리고 미지와 미래로 살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촬영하는 동안 미지와 미래 그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을 때마다 너는 지금 미지야. 너는 지금 미래야라고 손 꼭 잡고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신 박신우 감독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희 드라마가 촬영할 때도 1인 2역이라 쉽지 않았는데 너무나 고생하신 스텝분들과 배우분들 너무너무 보고 싶고 너무너무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화면에 한 번도 나오지 못했지만 미지와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대역에 힘써 준 지인 배우와 유은배우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서 너무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두 분 덕분에 제가 미지와 미래를 잘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옆에서 서포트해 주는 식구들과 제가 상 받으면서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어서 너무 서운해하고 있을, 너무나 사랑하는 저희 가족들 엄마, 아빠, 저에게 다음 생이 또 있다면 또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고 싶어요.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과 어 저희가 하는 이 일이 봐 주시는 분들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늘 작품 봐 주시는 시청자분들과 관객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에 많은 사슴들과 소라게들에게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르니까 오늘의 하루를 잘 살아보자고 꼭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사슴이 사자 피해 도망가면 쓰레기야? 소라게가 소라안에 숨으면 겁쟁이야? 다 살려고 그러는 거잖아. 우리 미지도 다 살려고 그러는거야."
/드라마 <미지의 서울> 중에서
고수
이향인 異向人, Otrovert
"이향인은 외향성과 내향성의 중간 지대에 머무는 사람들이 아니라, 아예 제3의 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특징: 무리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가 생물학적으로 존재하지만, 타인에 비해 집단에 대한 집착이나 인정 욕구가 낮습니다.
사회적 모습: 학과 행사나 동창회 등 모임에는 빠짐없이 참석하지만, 과대표나 동창회장 같은 리더 역할을 맡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최적의 지점: 이들은 무리의 중심이 아닌, 무리에서 서너 발자국 떨어져 전체를 조망하는 '풀샷(Full-shot)'의 위치에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김승필 강사 (gamificationkorea)
최근 이향인이라는 단어를 알게되었다. 이향인프피가 가장 나다운 MBTI 일런지도.
이분법적으로 나를 설명하기가 어려웠는데 이 반가운 ‘이향인’이라는 단어에 왠지모를 안도감을 느낀다.
잠언 4장 23절과 Travis의 Closer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마음을 자꾸 혼탁하게 만드는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들어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데 그래서 인지 잡음과 혼란 또한 더욱더 증폭되는 것 같다. 너무 많아진 컨텐츠, 작업물, 뉴스기사, 정보, 선택지.
외부의 속도와 에너지에 휩쓸려 방향성을 잃으면 빛좋은 개살구처럼 영혼은 말라버린채 어디론가 고꾸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뚜렷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메타인지를 하고 내 마음의 소리와 양심의 레이더에 촉을 더 세워야할 것이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당당해야 직관력과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는다.
Travis의 Closer를 듣는다. 친구 한 명과 새벽 늦게까지 각자 에어팟을 나눠 낀 채 Travis, Keane, The Cranberries 등을 들으며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소호를 지나 브루클린 브릿지까지 걸어 다녔던 나날들을 떠올리며 여름밤의 시원한 바람을 맞는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계속 듣다 보니 가사에 대한 내용이 나와 내 베스트 프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잠긴다. 그 베스트 프렌드는 예수님이다.
(누군가는 참 아방가르드하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난 찬양을 듣는 마음으로 가요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음악을 만든 사람의 의도가 어찌 되었든 간에 하나의 예술품을 해석하는 건 나의 자유이기에 안 될 것도 없다는 생각.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예술품은 다양한 개인적 해석을 가능케 해준다.
I've had enough of this parade I'm thinking of the words to say
We open up unfinished parts
Broken up it’s so mellow
And when I see you then I know it will be next to me
And when I need you then I know you will be there with me
I'll never leave you
Just need to get closer, closer
Lean on me now
Lean on me now closer, closer
Lean on me now
Lean on me now
독특하고 엉뚱한 이 베스트 프렌드는 삶 속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내게 말을 걸어오고 아이디어를 준다. 오늘 새벽은 잠언 4장 23절과 Travis의 Closer. 최근 들어 좀 지친다고 느끼는 내게 또 이렇게 힘을 준다. 일부러 더 밝게 아닌 척하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을 지키라고. 나 어디 안 가니까 기대도 된다고. 나는 다시 안심한다. 그리고 마음속의 정원에 봄비가 내린다.
제가 그런 사람인가요?
아, 그 분이 당신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군요!
당신이 정말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놓치셨군요!
정말 아쉽네요!
봄날 햇살 같이 해맑은 당신의 웃음
허를 찌르는 놀라운 당신의 순발력
모두를 웃게 만드는 당신의 유머
누구라도 따뜻하게 녹이는 당신의 인간미
은은한 향기에 반해버린 당신의 원두 커피
동네 식당보다 나은 당신의 수준급 이태리 파스타
별들처럼 아름다운 당신의 시와 에세이들
대화 속에서만 만나는 당신의 낭만과 예술
사람 냄새 나는 당신을 마음껏 누리지 못한 그 분이
저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제가 그런 사람이라고요?
제가 재미있고 인간적인 사람이라고요?
제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라고요?
그럼요! 당연하죠!
저는 당신을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하나님은
당신을 너무 좋아하십니다
당신을 사랑하실 뿐 아니라
당신을 정말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당신의 모든 순간들
당신의 모든 표정들
하나도 놓치지 않으십니다
당신은 그런 사람입니다
/채영광 교수
이번 주일 청년부 설교를 담당하셨던 채영광 교수님. 세상에, 이런 사기캐가 존재하다니. 내 교수님 덕질 컬랙션에 추가되셨다 (주로 유니콘 같은 낭만 브레인러들에 열광하는 편).
Pacemaker에 올라와있는 그의 대한 소개글: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 후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MBA와 MPH 학위를 받고, Albert Einstein Medical Center에서 내과 전문의 수련을 하였습니다. MD Anderson에서 혈액종양학 펠로우를 마치고 현재 노스웨스턴대학교 Feinberg 의대에서 종양학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임상의학과 기초의학의 경계를 넘나 들며 의학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여가 시간 보내기를 좋아하며 주로 자전거 타기, 테니스, 스노우 보딩을 즐겨합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매우 좋아하며 그에 감명 받아 시를 쓰고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포도원과 Global Medical Missions Alliance를 통해 학생들과 수련의들 교육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72시간 소개팅 - 현웅과 영서
남의 연애를 이렇게 응원해 본 것도 처음이고, 연애 프로그램을 이토록 좋아하기도 처음이다. 예능 잘 안보는 내가 벌써 N번째 돌려보는 유일한 연프 시리즈.
(무섭고 겁나는 일이겠지만) 무해한 사람들은 똑같이 무해한 사람들을 만나서 무해한 사랑을 했으면 좋겠어!
김혜수가 뉴욕 가기 전, 최불암 선생님에게 받은 문자 내용
“외국 나가있다고 들었는데
들어왔다 또 뉴욕으로 향하는군
열 두서너 시간 걸리는
먼거리를 어찌 다녀오나
시원한 바람이 이는 서울을
뒤로하고 말이야
포도주 한 잔하고 무조건 자야 해!
그리움이나 보고픔도 지우면서
몸을 쉬게해야 뉴욕이 좋아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
포도가 익는 계절
비행기 안은
꿈의 계절이 되어야 해
그럼 다녀와 혜수가 꾼 꿈 얘기 듣자고!”
봉준호 X 고레에다 히로카즈 거장의 대담
1부
2부
“한국 영화 사상 최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4관왕을 석권하며 세계 영화사의 흐름을 바꾼 봉준호. 그리고 가족이라는 키워드로 인간의 본질을 꿰뚫으며 역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일본 영화계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동시대 최고의 정점에 서 있는 두 감독이 만나 집필의 공간에 대해 입을 모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무실이 아닌 비행기나 신칸센, 혹은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 카페를 찾는다고 밝혔다. 타인이 존재하지만 나를 간섭하지 않는 공간, 그 기분 좋은 소외감이 오히려 사고를 날카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에 봉준호 감독 또한 깊이 공감하며 위트 있는 통찰을 더했다. 완벽하게 고립된 숙소 같은 곳에 있으면 마치 곰처럼 자꾸 눕게 되고, 결국 잠에 들고 만다는 고백이다.
두 거장에게 적당한 소음이란 나태해지려는 본능을 잡아주는 최소한의 긴장감이자, 창의력을 자극하는 가장 완벽한 백색소음인 셈이다.
거장들의 걸작은 폐쇄된 밀실이 아닌, 우리가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 어느 평범한 카페의 구석자리에서 탄생했다.”
/calue.inspir 인스타그램
무화과나무 The fig tree 플리와 Patrick Watson
듣는 순간, 혹은 읽는 순간 소름이 쫙 돋으며 순식간에 ‘팍’ 하고 꽂혀버리는 음악이나 책이 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것들은 늘 그런 식이다. '좋은 것을 발견해냈다!'는 감정보다 '어? 내 안에 있었던 무언가를 찾아냈다…!'에 가깝다. 나도 모르게 늘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며 살았는데, 그 무언가의 정체가 뭔지도, 있는지조차도 몰랐던 것이다. 그러다가 그것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느낌. 정말 좋은 예술은 사람들 안에 이미 있는 무언가를 꺼내주는 작업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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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라 브루니 인터뷰
조승연 "한국인이거나 미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일 때, 프랑스 예술가나 프랑스 시, 또는 프랑스 요리를 처음 접하면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에게 '이게 도대체 뭐야?'라고 물어보면 많은 프랑스 예술가들이 '아, 그건 Quelque chose지' 혹은 '무언가(something)지'라고 대답하곤 하죠. 그리고 당신도 이번 앨범 제목을 Quelque chose라고 지으셨고요. 당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 프랑스적인 Quelque chose를 대변하는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아주 직접적으로 물어볼게요. 이 Quelque chose란 무엇인가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카를라 브루니 "좋아요, Quelque chose가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해 드릴게요. Quelque chose는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치 자기 꼬리를 먹고 있는 고양이나 개 같죠. 우리는 이 원에서 빠져나갈 수 없어요. 이걸 '순환'이라고 부르죠.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아세요? 저와 당신도 같은 걸 좋아할 거라고 확신해요. 제가 좋아하는 건 어떤 상황이나 감정들이 설명하기 어려울 때인데, 왜냐하면 그것들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감정들이기 때문이죠. 살면서 겪는 아주 중요한 것들은 사실 우리가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어요.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죠. 기쁨도, 사랑도, 열망도 설명할 수 없어요. 느낄 수는 있지만 말로 다 할 수는 없죠. 그래서 Quelque chose는 당신이 너무나 강렬하게 느껴서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입니다. 단어를 찾으려 해도 찾아지지 않고, 오직 어떤 감각으로만 남는 거죠.
그러니 Quelque chose는 곧 '열망(desire)'입니다. 저는 열망 없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열망일 수도 있고, 평온함, 새로운 발견, 혹은 연결에 대한 열망일 수도 있죠. 오늘 우리가 이렇게 대화하기를 고대했던 것처럼요. 여행에 대한 열망, 타인이나 다른 문화, 언어, 음악에 대한 열망도 있겠죠. 하지만 열망이 없다면 삶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게 바로 Quelque chose예요."
너무나도 애정하는 카를라 브루니 인터뷰. 인간비타민 그 자체시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정말로 중요한 것은 자기 것인 장소를 갖는 일이 아니라 나만의 장소, 자기 안의 장소를 갖는 일이다. 무언가 활기찬 일에 적합한 장소, 의무를 부과하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창조하고 성찰할 수 있는 장소 말이다.
우리의 공간은 내부에 있다. 우리는 공간을 내부로 옮기는 존재들이다. 이 공간은 가소성을 지닌채 살아있으며, 그렇기에 다른 장소들을 향한 꿈으로부터 양분을 공급 받지못할때 축소되어 버릴 위험이 있다. 중립적인 지대, 공터, 아무도 손대지 않은 공간만 있다면, 우리는 우리 안에 자리를 창조할 수 있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클레르 마랭
요즘 활동하고 있는 투룸메이트 그룹에서 더블린 메이트가 공유해준 글. 글귀를 읽고 문득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생각났다.
교보문고 플레이리스트
책방과 서점이라는 공간을 지독히 사랑하는 나는, 집 안의 디퓨저조차 교보문고나 츠타야 서점의 향으로 채워둔다. 나만의 공간만큼은 언제나 서점의 공기가 흐르게 하고 싶어서랄까. 심지어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면 거실 책장으로 저벅저벅 걸어가 새 책의 냄새를 깊게 들이마시며 심호흡을 한다.
이런 내가 즐겨 찾는 채널 중 하나는 단연 교보문고 유튜브다. 최근 올라온 ‘시는 참 이상한 마음’ 플레이리스트 영상은 인트로가 유독 마음을 건드렸다. 2000년대 라디오에 흘러나오는 듯한, 혹은 시청자와 나직하게 통화하는 듯한 목소리. 그 구성이 몇 달 전 보았던 <때때때>의 '72시간 소개팅' 속 출연자의 인터뷰 나레이션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 특유의 밀도 높은 공기가 묘하게 오래 맴돈다.
아래는 영상 밑 더보기에 올라와있는 글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 나눌 수 있는 내밀한 대화를
힘주어 소곤소곤 말합니다.
힘을 주는데 속삭이다니…… 참 이상한 화법이지요?
황인찬 시인은 그게 시가 말하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그 목소리를 듣는 일은 험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요사이 시를 쓰고 읽는 일을 즐깁니다.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최대한 가까이 귀를 가져다 댑니다.
참 이상한 마음이지요.
그 이상한 마음을 가진 모두에게 대화를 청합니다.
무엇보다 시를 읽는 바로 당신에게 말이지요.
매일 매일을 함께 책을 읽는 공간 풍요로움!
책을 함께 읽는 공감각적인 공감의 순간들
교보문고 플레이리스트가 함께 합니다."
Hark
피규어 AI(Figure AI)의 창업자 브렛 애드콕이 사비 1억 달러를 투입해 세운 이곳은, 우리가 매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 이후의 '무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Hark가 지향하는 지점은 명확하다.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기기를 넘어, 나를 이해하고 맥락을 읽어내는 '능동적 지능'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해 온 앱 기반의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AI 자체가 기기가 되는 경험. 사용자의 습관을 기억하고 묻기 전에 필요한 것을 제안하는 흐름은, 마치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미러>의 한 장면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디자이너로서 이들의 행보가 특히 흥미로운 건 팀의 구성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앤드류 킴을 비롯해, 애플과 테슬라에서 아이폰과 에어팟의 전성기를 빚어냈던 멤버들. 이들이 그리는 '포스트 스마트폰'은 어떤 모습일까.
올여름, 첫 번째 모델이 공개된다고 한다. 기술이 인간의 삶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 변화의 최전선에서 Hark가 보여줄 대답이, Zero UI라는 기술적 성취를 넘어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하나의 '태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비(非) 언어가 재료입니다…뉴욕의 '유일한' 김밥집 [유지혜의 우연한 뉴욕]
“우연과 환대로 겪는 뉴욕
인생의 단골을 만드는 일”
“어제의 안티는 오늘의 단골이 된다. 다름 아닌 정성과 실력을 통해서다. 그는 그렇게 만난 손님들과 친구가 되었다. 스무 살 차이가 나는 패션 디자이너 학생부터 프랑스인 엔지니어, 태국인 심리학 교수까지, 그가 친근한 문자를 주고받는 이들의 목록은 다양했다. 며칠 전에는 콜롬비아 출신 경찰과 쇼핑을 다녀왔다고 Y는 내게 자랑했다. 그리고 매번 같은 말이 이어졌다. “잠깐만, 내가 사진 보여줄게. 얘도 내 친구야. 처음엔 단골에서 시작했어.”
이날의 인터뷰는 단골들에 의해 여러 번 중단됐다. 그들이 주고받는 언어는 서로 다른 모국어를 쓰는 연인들의 브로큰 잉글리시처럼 덜컹거렸지만 포옹과 미소가 그 틈을 메웠다. Y는 상대가 누구든 이모나 선생님으로 불리는 걸 질색했다. “그냥 언니라고 불러줘.” 그 모습은 그를 내가 본 누구보다 뉴요커처럼 보이게 했다. 30년의 시간이 아니라, 경계를 두지 않는 태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말은 붙들고 있는 예의와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나를 갈등하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나에게는 그처럼 불완전한 조건에서도 환대를 지속할 자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짧은 인내심은 모국어에 대한 환상을 부추긴다. 즉시 이해하려는 충동, 완벽하게 공유된 세계에 대한 강박, ‘모름’을 회피하는 두려움. 이중언어 작가 다와다 요코는 모국어가 우리를 가둔다고 썼다. 이미 알고 있다는 착각, 지나치게 매끄러운 소통 속에서 개인의 고유한 이야기는 미끄러질 위기에 놓인다. 언어를 대신할 무언가가 총동원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상상력을 잃는다. 인연은 스쳐간다.
Y는 유창함을 산뜻하게 거부하고 환대를 돛 삼아 인생을 건넌다. 나는 그가 나를 위해 로제떡볶이를 만드는 동안, 영화 <첨밀밀>의 마지막 장면을 다시 떠올린다. 남녀가 서로를 마주친 순간 함께 좋아했던 노래만이 흐르던 장면. 기막힌 우연은 서로를 말없이 마주하게 한다. 뉴욕 거리는 여전히 우연의 거리다. 그러나 우연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알아보고 붙잡는 일이다. 스친 인연에게서 단골의, 더 나아가 친구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마음. 우연과 비언어를 재료로 인생의 단골을 만들어내는 일.
그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테이블에 두고 간 휴대폰에 리마인드 알림이 떴다. “뉴욕 최고의 김밥집이 될 거야! 그렇게 내가 꼭 만들 거야!” 그러나 Y의 김밥집은, 최고가 아니라 유일한 곳에 가까웠다.”
기사에서 언급된 첨밀밀 마지막 장면.
리틀 포레스트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 일본판 한국판 둘다 좋아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판을 더 선호한다. “묵직하게 착 가라앉은 쌉쌀한 짙은 녹색같은 분위기”라는 말이 정확하다. 파운드케이크는 꼭 해먹어봐야지!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
특별한 누군가가 생긴다면 가보려고 아껴둔 곳.
필사는 도끼다
“좋은 어른일수록 언어가 지닌 편견의 윤곽은 옅어지고 수용의 성곽은 넓어집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제가 인터뷰로 만났던 동서양의 좋은 어른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완전한 수용’이었습니다. 자, 이제 이들의 말을 따라 쓰면서 나는 어떤 방식으로 타인을, 고난을, 더 넓은 세계를 수용하고 있는가, 탐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수생(受生)은 수난이라고 합니다. 생명을 받는다는 건 사실 어려움, 고통 속으로 들어오는 거죠. 어떤 철학자는 탄생을 ‘세상에 내동댕이쳐졌다’라고도 해요. 선택하지 않았는데 던져졌으니, 암담하죠. 그런데 그렇게 던져진 존재는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함께의 존재’입니다. 직면한 기본 정서는 불안과 암담이지만, 관계 속에서 선한 영향을 주고받으면 ‘불안의 악력’이 현저히 약해져요. 반대로 삶에 보람이 없으면 운명의 손아귀에 붙들리고 수순처럼 우울의 늪에 빠집니다. 그래서 신은 권유합니다. 한 번이라도 ‘타자에게 의젓한 존재’가 되어보라고.”
/의젓한 존재가 되어보라, 김기석
“우리 인생은 비슷합니다. 우여곡절, 예측불허의 반전, 실수, 놀랍고 짜릿한 성공… 이 모든 게 포진되어 있다는 점에서요. 하지만 당신은 당신이고, 나는 나죠. 같은 사건에도 나와 당신은 완전히 다르게 반응하죠. 그 차이를 헤아리는 게 배움입니다. 그 다름을 충돌 없이 표현하는 상태가 지성이지요.”
그 말은 저에게 한 줄의 가이드라인이 되었습니다. ‘차이를 헤아리는 게 배움’이고, ‘다름을 충돌없이 표현하는 상태가 지성’이라니. 정말 따뜻한 지성이 아닌가요.”
/높은 시선에서 바라본 지성의 말
“성공은 현실에 안개를 드리웁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주량이 다르듯 성공의 취기도 그 주량이 제각각이죠. 칭찬과 박수갈채에 목을 맨 사람은 더 취하고, 감사함과 겸손함에 익숙한 사람은 덜 취합니다. 겸손이야말로 성공의 취기를 해독하는 데 가장 유효합니다. 성공을 열망하거나 혹은 이미 성공했더라도, 여러분은 학생의 사고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주기적으로 가장 적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되는 방 안에 들어가세요. 관찰하고 배우세요. 그 불편한 느낌은, 특별한 전능자가 되고 싶은 여러분의 욕구를 다스릴 것입니다.”
/성공의 취기, 라이언 홀리데이
“각성의 언어란 무엇일까요? 제가 인터뷰로 건진 각성의 언어들은 대체로 청년의 언어입니다. 청년이란 무엇입니까? 생물학적 나이와 상관없이 죽을 때까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존재지요. 다수가 정한 편견의 그물망에 걸리지 않고, 드넓은 생의 바다에 서슴없이 몸을 던져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싱싱한 자기 언어를 포획하는 사람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그렇게 싱싱하고 리드미컬한 ‘각성의 말’을 담았습니다. 기존의 익숙한 질서에서 빠져나오려면 ‘편견 없음’이 필수입니다. 무엇보다 다른 시야를 가진 사람은 사회적 시선을 기준으로 자기를 착취하지 않습니다. 단일한 목표, 고정된 기준에 얽매여 사고하지 않기에, 잘 섞이고 섞으면서 수련하고 혁신합니다.”
/탁월한 직업인으로 이끄는 각성의 말
“너, 존재했어?
너답게 존재했어?
너만의 이야기로 존재했어?˝
/이어령 선생님
“성실한 사람은 악마가 건드리지 못합니다
유혹을 받는 것은 성실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김형석 교수님
All Saints Collective
찬양 영상 중 지난 몇 달간 가장 많이 봤다고 할수도 있는 All Saints Collective의 Worship with friends (live) Psalm 23. 처음에는 Goodness of God이 좋아서 계속 찾아듣다가 나중에는 Nothing I hold onto에 꽂혀서 질릴때까지 듣고 있다.
아래는 가사 중 일부분.
I lean not on my understanding
My life is in the hands of the Maker of heaven
I give it all to You, God
Trusting that You'll make something beautiful out of me
이사야 26:3-4
3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함이니이다
4 너희는 여호와를 영원히 신뢰하라 주 여호와는 영원한 반석이심이로다